몇 해 전 여름, 비 오는 일요일 오후였어요. 친구의 딸이 — 다섯 살, 아주 진지한 아이예요 — 인쇄한 색칠 그림 한 장을 내밀었어요. 문방구 색칠공부 책이나 소아과 대기실 어디에나 있는, 그런 만화 강아지였죠. 그리고 이렇게 말했어요. “그런데 나는 우리 강아지를 색칠하고 싶어.”
우리는 찾아봤어요. 없었어요. 색칠할 수 있는 강아지는 수천 마리였어요 — 어린이집에도, 키즈카페에도, 식당 어린이 메뉴판 뒷면에도. 그중 어느 것도 그 아이의 강아지는 아니었어요.
그 한마디가 그대로 Lineora의 기획서가 됐어요.
내 삶에서 나온 색칠 그림
색칠 그림은 공짜고, 어디에나 있어요. 그건 좋은 일이에요. 모두를 위해 인쇄된 것들이죠 — 만화 강아지, 만화 성, 만화 호박이 가득한 창고. 잘 만들어졌고, 대량으로 찍혔고, 계산대 옆 진열대에 놓이려고 태어났어요. 다만 그중 어느 것도 특정한 누군가의 삶은 아니에요.
그 옆에 미술에 늘 있어 온, 더 조용한 종류의 그림이 있어요. 바로 그것을 보고 그린 그림이요. 지어낸 게 아니고, 팔기 위해 다듬은 것도 아니에요. 특정한 오후의 빛 속에서, 특정한 소파 위에 앉은, 특정한 강아지 한 마리의 사진 한 장을 보고 그린 선. 초등학교 사생대회에서 운동장 나무를 그렸을 때 당신도 해 본 일이에요. 단원 김홍도가 씨름판의 구경꾼과 서당의 아이들을 그렸을 때도 — 어디선가 지어낸 사람들이 아니라, 그가 본 사람들이었어요.
Lineora는 그 두 번째 종류의 그림을 만드는 도구예요 — 몇 초 만에, 이미 갖고 있는 사진으로.
사진을 고르고, 스타일을 골라요. 몇 초 뒤에 저장하고, 인쇄하고, 색칠하고, 액자에 넣고, 보내고, 공책에 붙일 수 있는 선화 한 장이 생겨요. 그림 속 강아지는 우리 강아지예요. 집은 우리 집이고, 할머니는 우리 할머니예요.
그게 제품의 전부예요. 나머지는 그걸 얼마나 잘하느냐의 문제일 뿐이에요.
왜 하필 ‘선화’인가
선화에는 보기 드문 성질이 하나 있어요. 당신을 위한 자리를 남겨 둔다는 거예요.
사진은 완성돼 있어요. 그림도 완성돼 있어요. 선화는 그렇지 않아요 — 일부러요. 윤곽은 제대로 잡기 가장 어려운 부분이고, 그 부분을 Lineora가 맡아요. 안쪽 — 명암, 색, 고양이 털의 결 — 은 당신 몫이에요. 채워도 되고, 비워 둬도 되고, 그날 하고 싶은 대로예요.
그래서 선화 한 장은 그대로 색칠 그림이 되고(아이가 채워요), 그대로 소묘 연습의 본이 되고(그리기를 배우는 사람이 새 종이에 옮겨요), 그대로 손으로 만든 선물이 돼요(채우지 않은 채 액자에 넣으면, 받는 사람은 깨끗하고 정성스러운 선으로 그려진 자기 얼굴을 보게 돼요. 어버이날 카네이션 옆에 부모님 사진의 선화 한 장 — 그거면 충분해요).
같은 결과물이 — 같은 오십 초가 — 세 가지 쓰임 모두에 들어맞아요. 선화의 미완성이 한계가 아니라 특징이니까요.
세 가지 스타일, 세 가지 쓰임
처음엔 세 가지로 시작했어요.
- 컬러링북 — 끊기지 않는 윤곽선만, 명암은 없이. 가장 또렷하게 읽히고, 아이를 위해 인쇄할 스타일이에요. 옆에 크레파스를 놓는 순간 색칠 그림이 돼요.
- 연필 — 부드러운 흑연에 가벼운 해칭. 화가의 습작처럼 읽혀요. 사진을 완벽하게 베끼지 않고 얼굴 그리는 법을 배우고 싶은 사람에게 좋아요.
- 애니메이션 — 굵기가 살아 있는 진한 윤곽과 단순화한 명암. 어떤 크기로 인쇄해도 선명하고, 액자에 잘 어울려요. 선물로 가장 자주 보게 되는 스타일이에요.
스타일은 저마다 다른 질감을 위해 만들어졌어요. 중간에 바꿔 가며 결과를 나란히 비교할 수 있고 — 결과는 저장되니까 두 번째 탭은 즉시 나와요.
지금은 오십 가지가 넘어요. 목탄부터 우키요에, 민화, 웹툰까지, 그리고 같은 사진으로 만드는 미로, 퍼즐, 숫자 색칠까지. 수백 가지가 되지는 않을 거예요. 목표는 필터 진열대가 아니니까요.
함께 이사하는 갤러리
Lineora는 이메일을 묻지 않아요. 비밀번호도 없어요. 회원가입도, 본인인증도, 친구 목록도 없어요.
대신 복구 코드 하나가 있어요 — 짧은 문자 묶음 여섯 개 — 이걸 안전한 곳에 적어 두면 돼요. 새 휴대폰의 앱에 그 코드를 붙여 넣으면 갤러리 전체가 돌아와요. 지금까지 그린 그림 전부, 원본 사진 전부, 스타일도, 순서도. 앱은 같은 앱이고, 갤러리는 당신 거예요.
이렇게 만든 이유는, Lineora 같은 도구를 가장 좋아할 만한 사람들 — 부모, 조부모, 미술 선생님, 취미로 그리는 사람 — 이 앱 회원가입에 가장 지쳐 있는 사람들이기도 하다는 걸 알았기 때문이에요. 복구 코드는 갤러리가 새 휴대폰에서 살아남는 데 필요한, 가장 작은 ‘계정’이에요.
Lineora가 아닌 것
Lineora는 창작 도구가 아니에요. 아무것도 없는 데서 새 이미지를 만들어 내지 않아요. 없는 고양이를 지어내지 않고, 당신이 찍은 고양이를 그려요. 무엇을 그림으로 만들지 정하는 일은 당신 몫이고, 우리는 그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구독도 아니에요. 크레딧 팩을 사고, 그릴 때마다 쓰고, 그만두고 싶을 때 그만두면 돼요. 매달 빠져나가는 결제도, ‘프로’ 등급도, 잊을 때쯤 돌아오는 연간 갱신도 없어요. 우리가 받는 건 그림을 그려 내는 클라우드 연산 비용뿐이고, 관계는 거기까지예요.
삶에서 나온 선
우리 홈페이지에는 *“삶에서 나온 선.”*이라고 적혀 있어요 — 세 단어와 마침표 하나.
신중하게 고른 말이에요. 선: 선화, 윤곽 하나, 이 앱이 만드는 것. 삶에서 나온: 실제로 있었던 어느 순간, 특정한 강아지, 실제로 존재하는 어떤 사람에게서 그린 것. 드로잉 수업에서 진짜 모델을 앞에 두고 그린 스케치 위에 적는 말이에요 — 책상에서 지어낸 선과 구분하려고요.
사진으로 가득한 휴대폰은 있는데 연필을 들고 앉아 있을 시간은 없는 모든 사람에게, 이 그리기를 쉽게 만들어 주고 싶었어요.
쓸 만하다 싶으면 — 아이를 위해, 연습을 위해, 선물을 위해, 아니면 그냥 부엌 창문이 선화가 되면 어떻게 보일지 궁금해서 — 한번 써 보세요. 반갑게 맞을게요.
Lineora에 오신 걸 환영해요.